놀고 앉았네 ⑭ 숫자 헤아리기, 불편하기 짝이 없는 짓
우리는 숫자를 세자리마다 끊어서 쓰고 있다.
123,456,789원처럼.
이걸 보고 한눈에 읽어 내릴 국민은 얼마나 될까?
은행이나 경리실에 근무하는 직원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숫자의 끝머리부터 헤아려야 한다.
“일-십-백, 천-만-십만, 백만-천만-억.
아하, 1억2천3백, 45만6천, 7백89원이로구나.“
우리 인간은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살아간다.
이기적인 동물이다 보니 그 생각이란 것의 많은 부분이 아마 손익계산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저 일은 내게 이득이 될까, 아니면 손해가 될까”, 그런 계산 말이다.
그런데 그런 계산에도 블랙홀이 있는 모양이다.
말도 안 되는 피해를 겪으면서도 당연한 듯이 살아가는 경우들이 있으니까.
그 중에는 ‘관행의 수렁에 빠져’ ‘비상식이 일상이 돼버린’ 사례도 있다.
바로 앞에 적시한 ‘세자리 끊어 쓰기’ 숫자 표기가 그렇다.
일상사처럼 접하게 되는 숫자를, 돈과 관련되면 반드시 표기하는 숫자를, 조금만 큰 단위가 되면 읽을 때마다 끝자리부터 헤아려야 한다?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없는 꼴이 아닐 수 없다.
한자문화권에서는 만, 억, 조, 경의 네자리 숫자단위를 쓴다.
그러니 세자리 단위로 쓰인 숫자를 읽으려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하는 불펀이다.
(남-북)한국, 중국, 일본의 16억 인구(2019년 기준)가 숫자 헤아리느라 불편하기 짝이 없는 짓을 해가며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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