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앉았네 ⑬ 콩글리쉬 ‘핸드폰’, 도대체 누구 농간일까?
우리는 영어 cell, mobile을 또 다른 영어 hand로 바꾸고, 이 hand phone이 마치 외래어라도 되는 양 음역하여 핸드폰으로 쓰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콩글리쉬를 만들어 유포하기 시작했을까?
추정컨대 휴대전화 제조-판매회사 홍보실의 농간이지 싶다.
car phone이 나왔을 때는 쉬웠을 게다.
외래어를 그대로 써서 카폰이라 표기만 하면 첨단기기 팔아먹기에 충분했을 터이니까.
그러나 휴대전화는 고민이 됐을 것이다.
셀폰? 모바일? 이건 아무래도 낯이 설다.
게다가 카폰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에도 역부족이다.
그런 점에서는 ‘손전화’가 딱 떨어지긴 한다.
하지만 우리말로 해서야 어디 우리 소비자들에게 먹히겠어?
뭐라 해도 외래어를 써야만 제법 그럴싸해 보이겠지.
역시 영어를 써서 “손 안에 들어오는 전화, 핸드폰” 하면 카폰보다도 더 진화한 첨단제품처럼 들리고, 제대로 뇌리에 박힐 거야.
그런 추정을 뒷받침하는 방증을 휴대전화 판매점의 간판에서 보게 된다.
과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한결같이 휴대폰이 아니라 핸드폰이라 쓰여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핸드폰 작명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도 남음이 있다.
휴대폰 보급률 상위가 된 데에는 마케팅의 여러 요소들이 기여했을 터이니 작명 덕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콩글리쉬가 국가기관 국립국어원의 손을 거쳐 ‘손전화’로 번역되고, 마침내 표준국어대사전에 ‘순화용어’로 등록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국립국어원에 한 수 훈수를 할까 한다.
휴대전화가 4글자라서 잘 쓰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약어로 ‘휴대전’을 권장하라.
전화를 아예 빼고 ‘휴대 けいたい’만을 쓰는 일본의 전례도 있지 않은가.
지식인을 겨냥해 제대로 홍보만 한다면, 같은 3글자이니 ‘콩글리쉬 핸드폰’이나 ‘반쪽 번역어 휴대폰’보다는 ‘제대로 된 번역어 휴대전’을 선택하지 않겠는가 하는 논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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