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앉았네 <21> ‘쓰레기 같은 용어’는 가정에도 파고들었다
우리 국민들 인식을 보노라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 들 때가 적지 않다.
우선, 우리네 역사 인식이 그렇다
자민족 역사의 시간과 영토까지 잘라서 내다 팔아가며 자해를 하고 있지 아니한가?
일제 식민사학자나 그 주구들이 끼친 치명적인 폐해이겠으나, 광복 7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헤어나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는 현실이야 어찌 부정할 수 있겠는가?
또,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인식도 그렇다.
국산제품은 A급이라도 B급-C급 취급을 하고, 외국 수입품은 B급이라도 A급으로 대우를 한다.
진즉부터 G12의 수출대국이 되었는데도, 80년대 일제 ‘코끼리 밥솥’ 사오던 시절의 인식이 여전한 것이다.
그러면, 우리말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지구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앞서가는 문자 한글을 가지고 있음에도, 정작 그 사용에 있어서는 우리 것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한다.
외래어를 써야 사람도, 기업도, 제품도 고상하고, 품위 있고,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인식 때문이겠지.
오죽하면 기업명을 영어로 음역표기하여 농협은행은 NH라 쓰고, 국민은행은 KB라 쓰겠는가?
그나마 토지주택공사는 낯부끄러운 지경은 아니다, Land & Housing의 LH를 쓰니 말이다.
더욱 뼈아픈 사실은, 쓸데없는 외래어나 쓰레기 같은 용어가 가정에 파고들어 부부간 호칭까지 장악하게 된 현실이다.
“달링, 허니”가 쓰이는가 하면, 귀한 청자-백자도 아닌 self 의미의 “자기(야)”도 쓰인다.
“영희 아버지, 철수 어머니”도 들리는데, 그럼 애 낳기 전까지는 입 다물고 살았다는 얘기인가?
제일 흔한 게 “여보, 당신”인데, 한번 짚어보자, “여보시오, 당신 말이야”는 시비걸 때 주로 나오는 표현 아니던가?
우리에게는 반가에서 쓰던 격조 있는 전래의 호칭이 있었다.
사랑이 듬뿍 담긴, 그러면서도 서로에 대한 존경까지 담은, 바로 “서방님, 부인”이라는 호칭 말이다.
전통 양반사회의 그처럼 품격 있는 호칭을 두고 왜 깡통문화의 호칭을 주워다 쓰는 것일까, 왜 천박한 상것들 호칭을 써가며 추락을 자초하는 것일까?
문제의식을 갖춘 양식 있는 지식인이라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행태일 게다.
그러니, 참으로 해괴하고도 불가사의한 사회현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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