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실에서 보낸 하루
텔레비전을 잠들기 전까지 계속 틀어놓는다. 그 소리 때문에 독서나 글쓰기를 하려던 계획은 망가진다.
각종 냄새가 병실에 배어 있다. 환기가 덜 되어 냄새에 냄새가 쌓인다. 공기가 무겁다.
꼰대 환자가 있으면 아주 괴롭다. 어디 사냐? 아하, 그 아파트. 자가냐 전세냐? 몇 평? 나는 이 동네 산 지 30년 넘었다. 네, 뭐 어쩌라고요?
잘 때 모두 코를 곤다. 서라운드 입체 음향이다. 지금 이 글도 도저히 잠들 수 없어 쓴다.
밥맛이 되게 없다. 내가 원하는 메뉴를 못 먹어서도 그렇지만 밥 먹는 분위기도 한몫 한다.
사물함이 너무 작다. 겨울 외투 넣으면 끝. 나머지 물건은 구겨 넣어야 한다.
흡연자들의 담배냄새 심각하다. 피우지 말라는데 꼭 화장실에서 피우는 사람 있다. 특히 새벽에 화장실 가면 담배 연기가 뿌옇다.
침대 크기가 너무 작다. 발을 쭉 뻗기도 힘들다. 180cm가 넘는 사람은 아예 다리를 오그리고 자야 한다.
무엇보다 주사 맞고 링거 꽂고 있고 아침 저녁으로 약을 먹으니 심리적으로 우울해진다. 내 팔자가 왜 이래?
-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늘 부모님이 다녀가시면서 마음 상해하지 말라고 많이 격려하셨다. 살다보면 내 잘못 아닌데 내가 아파야 할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럴 때 침울해하지 말고 씩씩하게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속으로 경을 읽듯 내 자신에게 계속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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