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크색 수건
수건을 새 것으로 모두 바꿨다.
그동안 무심코 사용해오던 수건이었는데 며칠 전 새삼스럽게 수건들이 많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 의견도 일치했다.
새로운 수건으로 바꾸는 과정은 즐거웠다.
마트에서 마음에 드는 수건을 묶음으로 사는 것도 즐거웠고 욕실에 새 수건을 걸어놓는 일도 즐거웠다.
사용전 세탁기로 한번 돌려야 하는 과정은 조금 귀찮았지만 뽀송뽀송 마른 새 수건은 느낌도 폭신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핑크색 수건으로 욕실이 화사해진 거 같아 좋았다.
낡은 수건들은 미련 없이 쓰레기통에 버렸다.
오랜 시간 함께 한 수건이었지만 수건에 미련이나 애착이 있을 리 없어서 좋았다.
올 봄은 유난히도 길었던 거 같다.
원래 봄과 가을은 계절을 느낄 새도 없이 사라지는 거 같았는데 이번 봄에는 스팀잇을 시작해서 그런지 뭔가 많은 일이 있었던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유월이 되니 오늘 햇볕도 전과 다르게 뜨거웠다.
이제 여름이 시작되나 보다.
폭염, 성가신 매미소리, 잠 못 드는 열대야.
이제 더위와의 전쟁이 곧 시작될 터이다.
조금만 있으면 푹푹 찌는 더위를 참지 못하고 하루 빨리 여름이 지나가기를 바라겠지만 그래도 계절의 초입은 늘 나쁘지 않다.
특히 여름밤의 산책은 항상 기대되는 일이다.
낡은 수건처럼 5월이 지나갔다.
달력도 한 장 넘겼으니 6월에는, 올 여름에는 왠지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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