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시사회 후기 - 동주를 좋아했다면 아쉬워도 이준익표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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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두평 남짓 고시원에서 학수의 랩은, 쇼미더머니의 어느 심사위원의 말처럼 '사투리가 남아있었다'. 폼나게 말하고 싶은 폼만 있고 진짜가 덜 들어갔다는 의미도 되겠지. 그러다 고향인 변산에 내려와 겪으며 떠올려진 많은 일들은 학수의 마음을 누그러뜨려주지 않았을까 싶다. (학수의 눈에 미경보다 예쁘지 않았던) 선미를 대하는 태도가 느리지만 분명히 달라지는 걸 보아도 그렇고.
흑역사라는 것도 겪어온 시간이다. 지나고 나서야 흑역사라고 말하는 거지 그 순간에는 누구보다 진지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흑역사겠지만) 그 시기를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나중의 삶도 달라지는 것도 같다. 선택지 중에 가장 쉽고도 어려운 건 외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박정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 단독주연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비중도 꽤 크고 영화 자체도 이 배우에게 많이 기대고 있으니까. 무엇보다 영화에 나오는 그 많은 힙합곡 작사를 모두 해냈다는 게 진짜 놀랍고 대단했다. 그의 글빨이 이렇게 소비되는 거 찬성. 연기도 고루 좋았다. 교복신에서는 [파수꾼]의 희준이, 엔딩 장면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생각도 났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사투리. 학수의 설정이라면 전북 토박이가 서울말을 배워쓰는 건데 영화에서는 반대로 느껴졌다. (전북 사투리가 좀 표현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배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잘 표현되지 못했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박정민의 모습에서 자꾸 김명민이 겹쳐보인다.
힙합에 나오는 가사를 자막처리해서 보여주어 좋았다. 유쾌 발랄 심각 진지를 비교적 잘 배치해서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가 낭비되지 않는 느낌이 좋았다. 엔딩크레딧도 참 좋았다. 그런데 마냥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박열]에서 느꼈던 아쉬움과 비슷한 느낌인데, 수작이 될 수 있는데 평작이 된 작품을 보는 느낌 같달까. 평작이 나쁜 건 아니지만 감독과 배우를 생각했을 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3부작 중엔 [동주]가 가장 좋았다.
그리고 어마한 관크와 깜놀한 반응. 앞줄 어디쯤 앉은 사람이 폰을 좀 오래 보고 있었는데, 내 대각선 뒷자리에 앉은 남자분이 1차로 핸드폰 좀 끄라고 경고, 하지만 끄지 않으니 2차로 쌍욕 시전하며 고함을 지름.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자기한테 말하는 줄 뻔히 알면서 꿋꿋한 폰딧불이도 그렇고 쌍욕을 뿜어내는 이도 대단한 사람들. (나중에 들으니 쌍욕한 사람은 나갈 때 폰딧불이한테 한번 더 어필을 했다고 한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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