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보신 분!
장마철이 되면 제가 꼭 꺼내보는 영화입니다.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요. 8월의 크리스마스 보신분 계신가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다시 봤다. 영화는 단조로운 이야기를 한 컷, 한 컷 시를 읊조리듯 풀어간다. 카메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관조하는 듯 하다. 카메라가 인물을 잡아내려 애쓰지 않고 인물이 카메라 안으로 들어오길 기다리는 느낌. 카메라 밖으로 멀어졌던 다림이 다시금 앵글 안으로 들어와 기어코 사진관 유리를 깨는 장면이 그렇다.
영화는 공간과 사람과 감정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본연의 순간을 끌어내는 장면들을 선보인다. 이는 사진가의 마음과 닿아있지 않을까. 사진은 숙명적인 시간 속에서 그 의미를 지니기에. 덕분에 다정히 사진을 찍는 가족들의 모습이나 죽음을 앞둔 할머니,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의 환한 미소까지, 아름답게 스며드는 삶의 순간들을 간직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우리도 함께 말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우연 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죽음을 느끼고, 그 순간의 존재 흔적이 어떻게 남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사진관 앞을 지나고, 사진을 맡기는 다림의 존재를 의식하며 정원은 사랑에 복받쳐 오른다. 죽음을 선고받은 정원에게 다가온 다림.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녀를 바라보며 정원은 이 사랑이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까지도 계속 인식해야한다. 뜻모를 미소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 정원. 그 미소는 정원 삶속의 흔적이며, 존재와 부재의 상징이다. 설사 그 미소가 남아서 살아갈 이들에게는 그리움의 표상이 될지언정.
어제 영화를 함께 본 이들 중 누군가 영화의 제목이 왜 8월의 크리스마스일까라는 질문을 했던 것 같다. 글쎄 왜일까.
죽음으로 영원히 아름다운 사랑을 간직하고자 했던 정원을 바라보는 일은 사실 너무도 가혹하지만, 그래도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정원과 다림은 보냈다.
1년에 하루인 크리스마스처럼 행복하게.
눈 대신 비가 흠뻑 내린 어느 날의 8월.
정원은 분명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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