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 내게도 봄은 오는가...
지난 11월 중순, 남편의 병세를 알고 난 이후로 복잡한 감정들로 심신이 지쳐있다.
아무리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내려고 한다 해도 사람이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온갖 감정을 남편에게 느껴야 했다.
분노와 억울함,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울화와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짠함..
나라는 인간 역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동물인지라
몇 달 사이 현실에 적응하며 내 인생의 페이스를 잃지 않기 위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지금 내게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그저 묵묵히 견뎌내고 감당해야 하는 현재와 지금만이 있을 뿐이다.
어느 정도 감정의 가닥이 정리되자 주변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난히 따뜻했던 이 번 겨울, 우리 집 화단에 봄이 찾아오고 있다.
화려한 빨간 색으로 보이는 것은 꽃이 아니라 잎이다. 잎 가운데 노랗게 보이는 작은 것들이 꽃.
우리 집에서 키운 지 20년 쯤 되는 칼라. 작년에는 잎이 다 녹아 꽃을 볼 수 없었는데 땅 속에 남아 있던 뿌리에서 새 잎이 나오고 있다. 어쩌면 올해는 소녀같은 하얀 칼라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칼라 옆에 몇 달 전 데려온 주황색 장미가 자리를 잡고 꽃망울을 준비하고 있다.
병아리눈물이라고도 부르는 물방울풀. 꽃은 핀 적이 없지만 연두빛 작은 잎이 한없이 사랑스러운 초록이다.
몇 년 전에 데려온 제라늄이 고목이 되더니 꽃을 피우지 않아 몇 달 전에 가지치기를 해줬더니 새 가지에서 꽃대가 올라오고 예쁜 꽃을 피웠다.
작년 가을에 데려온 트리거플랜트와 크로산드라. 봄이 오면 트리거 플랜트에도 앙증맞은 꽃이 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키우기 시작해 이젠 고목이 된 칼랑코에
크로산드라, 트리거플랜트와 함께 작년 가을부터 식구가 된 덴마크 무궁화의 뿌리가 자리를 잡아 꽃망울을 많이 피워내고 있다.
생명력의 끝판왕인 사랑초. 이리저리 치이면서도 화단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사랑스런 꽃을 피운다.
키가 30cm 정도 되던 것을 사다가 키운 것이 26년 전 쯤 되어 고목이 되어 베란다가 따뜻해서 천정까지 자라기를 몇 번, 또 천정까지 자라서 조만간 잘라줘야 할 것 같다.
잎이 넓어 공기를 정화시키고 미세먼지 흡수력도 좋은 초록이다.
화단 가장 오른쪽 끝에서 요즘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매혹적인 빨간 장미
천식에 좋다고 해서 구례에 사는 언니에게 얻어다 키우고 있는 곰보배추
시어머니 방 앞쪽 화단
아이 방 앞쪽 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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