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엄마이자 인생선배로서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었어'
'뭔데?'
'연이가 안 와서 내가 춘향이 역활을 했어'
'그랬어? 좋았겠네~'
'연이가 또 안 나왔으면 좋겠다.'
'...'
이제 얼마 있으면 재롱잔치발표회가 있어요.
춤연습은 열심히 하고 있고 춘향전 연극을 준비하는 모양이에요.
딸이 맡은 역할은 춘향이 친구.
연습을 시작한 초반에
춘향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자주 말했고 그럴때마다
'연극은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야 완성 될 수 있는 것이니
딸이 맡은 춘향이 친구 역할에 최선을 다하라'고 얘길 해주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 친구가 부재 중일때 춘향이 역할을 해보고
그 친구가 또 안 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보았을때
그 간절함이 짠하면서도
친구가 못 하길 바라는 나쁜 마음 아니면
정작 무대에 오를때 자신이 춘향이를 할 수 없을때
실망감 만이 남을 것을 알기에
그로 인해 상처 받을 딸이 걱정되었어요.
발표회 연습으로 인한 딸의 마음을 전달하고
어떤 식으로 지도해주는게 좋을지
선생님과 상담을 해 본 결과 답은 없었어요.
'모든 아이들의 비중은 비슷하며
우리반은 이몽룡, 옆에반은 춘향이.
각 반에서 주인공을 한명씩 하기로 했기에
우리반 친구가 춘향이를 할 수는 없다.
춘향이는 모든 친구들이 탐을 내는 역할이고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기에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아이들에게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항상 이야기를 해준다.'
딸이 친구가 안 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보지 못했다면
이렇게 까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기대와 실망감뿐이였다면 자라나는 과정에서
느껴보고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니 말이죠.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걸 이루기 위해
다른 친구가 안 나오거나 못하길 바라는
나쁜 마음은 엄마로서 지나치고 싶지 않았어요.
'딸아- 이것은 규칙에 의해 결정된 역할이고
그래서 욕심이 나도 이룰 수 없는 것들도 있어.
엄만 니가 어떤 역할을 해도 좋고 니가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지
이렇게 나쁜 마음을 가지면서까지 욕심을 부리면 많이 속상해.
결국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너만 힘들어지는 거야.'
작년까지만 해도 가운데자리, 주인공이란 것에
이렇게까지 욕심을 부리지 않았는데..
성장한 증거라 생각하며 엄마이자 인생선배로서
어떤 가르침을 줘야 할지 고민하고 고민합니다.
제가 너무 진지모드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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