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레오의 추천영화] 해변의 여인, 타인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극복하는 방법.
해변의 여인(2006, 홍상수)
-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한줄 평
: 남성에서 여성으로, 모멸에서 연민으로, 치정에서 우정으로
남자의 노트에는 굴곡이 많은 복잡한 모양의 폐곡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남자는 그것을 어느 사람의 실체라면서 설명합니다. 그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사람에 대하여 몇 가지 특정한 포인트에만 시선을 고정하여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시선의 고정으로 인하여 다양한 형태를 가진 그 사람의 실체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특정한 포인트를 연결한 단순한 도형의 이미지만 남게 됩니다. 결국 그 사람을 규격화시켜 버립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을 보일 때, 기존의 규격화된 틀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잘라내어 우리가 생각했던 이미지에 꿰맞추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재단한다"라고 부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행동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만큼 포인트를 여러 개 추가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하면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그것은 그 사람의 실체와 훨씬 가까운 모양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의 다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사람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마치,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끊임없이 진동하는 끈으로 보고 우주와 자연의 궁극적인 원리를 밝히려는 초끈이론과 닮았습니다.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여 물체의 본질에 좀 더 가깝게 접근하려는 노력은 과학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합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되고 싶은 길냥이 블랙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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