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화한 사랑의 풍경
우주의 먼지같은 존재일 뿐인 인간에게 사랑이란 것은 내 세계를 가득 채우는 우주이기에 이보다 더 아름답고 거대한 존재가 있을까.
하지만 그 사랑의 크기만큼이나 떠나간 자리 또한 메워지지 않는 크나큰 공허함이라.
그 꽃이 피는 순간을 위해 낙화의 아픈 순간을 견뎌내야 하는 것인가.
나는 모르겠다. 꽃이 지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그 꽃이 피어있던 그 풍경이 눈에 선한데 다시 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견디기 힘들어서, 나는 꽃을 피울 수 없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어나는 무수한 꽃들이 있었고, 나는 그중에서도 가장 붉은 꽃이었지만
이제는 그저 시들어버린 꽃잎일 뿐이다.
가장 오래 피어있길 원했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꺾여버린 꽃.
기억을 지우개로 지울수 있다면, 기억에도 delete키를 이용할수 있다면, 꽃이 진 후의 공허함과 아픔을 지우기 위해
꽃이 피었던 순간도 지우고 싶다.
그런 꽃은 내 기억에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고 싶다.
그리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아무렇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 나답게 살고 싶다.
난 원래 씩씩하고 외로움 안 타서 사랑따위에 의존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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