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6 (1/2)
ⓒzzoya
“예언이라니요?”
“조만간 타임 오브 마이 라이프를 듣게 될 거예요. 라디오에서든 TV에서든 말이에요.”
“데이비드 쿡?”
그녀의 추측에 순간 나는 어이가 없었는데 그게 표정에 다 드러난 모양이었다. 그녀는 뭐가 잘못됐느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더티 댄싱이요!”
“알았어요. 근데 그 노래가 나오는 게 무슨 예언이에요? 신청이라도 했어요?”
“내 초능력 중 하나예요.”
나는 그녀에게 침대에 처박혀 있을 때 갈고닦은 예지력에 관해 얘기했다. 그녀는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설명할 수 있어요.”
그녀가 자신 있게 말했다.
“특정한 시기에, 아니면 일정한 주기일 수도 있구요. 딱 어떤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대중의 심리가 있잖아요. 감수성의 공유랄까.”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결국 내 취향이 대중적이라는 얘긴데…… 십수 년을 연마한 능력이 하루아침에 도매금으로 전락하다니.”
“똑똑한 여자 앞에서 까불면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녀는 싱긋 웃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나는 입을 다물고 바람에 나부끼는, 촛불에 일렁이는 그 미소를 즐겼다. 밤은 적당히 깊었고 그녀는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사려 깊은 베니토를 비롯한 웨이터들이 돌아다니며 행여 불이 붙을까 시폰 커튼을 묶기 시작했다. 시간도 그렇게 붙잡아 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타들어 가는 양초가 알려주듯 그녀와의 시간은 한정돼 있었다. 비단 이 시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얼마가 주어지든 시간은 유한하다.
“그럼 이런 예언은 어때요?”
“또 깨지고 싶은 거예요?”
그녀가 자신만만한 웃음을 보였다. 나도 그에 못지 않은 자신감으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날 좋아하게 된다는 거.”
“와.”
그녀는 짧은 감탄사를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비웃지도 놀리지도 않고 오히려 생각이 많아진 듯 보였다. 나는 그 이상 보태지 않았다.
“오늘은 내가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한 거 잊지 않았죠?”
디저트를 먹을 때 내가 말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약간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윽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좋아요.”
-계속
개인 사정으로 하루 빨리 올립니다.
36회 2/2는 새벽에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지난회 링크
Leave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6 (1/2) to:
Read more #kr-pen posts
Best Posts From 소설家
We have not curated any of kimthewriter's posts yet. But you can encourage our curation team to review posts by visiting them regularly and by referring other readers. Because we give priority to frequently read content.
More Posts From 소설家
- .
- .
- ........................................................................
- 일일외출록 김반장 <002> 스타벅스
- 그냥 일기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43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42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41
- 『소설가의 사진』 077. 귀양
- 『소설가의 사진』 076. 반짝반짝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40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9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8
- 그녀는 울었다
- 3막 초장 혹은 2막 종장
- 『소설가의 사진』 075. 장밋빛 인생
- 『소설가의 사진』 074. 그해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7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6 (2/2)
-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