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담수첩] 말복에 중복에 먹었던 것 꺼내보기. 오감만족, 속초 청초수물회.
일단 음악부터 깔고 시작합니다.
강원도 여행에서 돌아온 후 집에서 뉴스를 보는데, 낮에 다녀온 속초 바다의 밤 풍경이 나왔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나도 저기 있었는데! 기자는 오늘 속초가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다고 말하며, 그 때문에 그날부터 해수욕장 야간 개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날이 중복이라는 것도 돌아와서야 알았다. 어쩐지 너무 덥더라니.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짧게 둘러보고 백담사로 향했다. 깊은 골짜기를 오르내리는 셔틀버스 창문 밖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백담사는 겨울에만 두 번 다녀왔었는데, 전날의 비로 인해 물이 불어난 여름의 계곡은 더 장관이었다.
꿀팁! 백담사 셔틀버스 좌석 선정. 오를 때는 기사님 뒷자리 왼쪽 좌석, 내려올 때는 출입문 쪽 오른쪽 좌석에 앉아야 계곡을 바라보며 놀이기구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짧게 오르내린 두 번의 산행에도 전날의 숙취가 가시지를 않는 것 같았다. 가려고 했던 양양의 물회집은 너무 먼 것 같았고, 가고 싶었던 속초의 '완도회식당'은 이미 문을 닫았을 시간이었다.
이것저것 다 때려 넣은 물회보다는 가자미나 오징어가 들어간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 풍성할 것 같은 맛의 물회가 먹고 싶었었다.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완도회식당'이 딱 적합했는데 다음 기회로 패스.
속초의 다른 물회집을 찾다가 두 군데의 물회집이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청초수물회, 봉포머구리집. 둘 다 4층 건물 전체가 물회집이 소유한 곳이었다. 속초 물회 양대 산맥인 것 같았다.
해장이 간절하니, 사골로 육수를 뽑아냈다는 청초수물회집으로 고고.
출발하기 전부터 2인 기준 42,000원이라는 가격대가 부담스러웠는데, 건물을 마주하니 더 부담스러워졌다. 물회를 얼마나 팔았길래 한 프레임에도 담기지 않는 이런 큰 건물을 세웠을까.
이런 외지인이 많이 찾을 것 같은 외모만 곱상한 데는 맛이 별로던데...라는 마음은 냉기 가득한 입구에 들어서자 사라졌다. 1층은 카페가 자리했다. 그 위로 두 개 층에서 물회를 파는 듯했다.
3층으로 안내를 받고 올라갔다. 점심시간대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붐볐다. 건물 입구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통유리로 된 건물의 바깥에는 청초호가 펄쳐져 있었다. 운이 좋게 창가쪽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이런 자리에서는 뭘 먹어도 맛있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풍경이었다. 파노라마로만 담을 수 있는 뷰였다. 입구에 들어서서 고급스럽게 느껴졌던 인테리어에 잔잔히 공간을 메우며 귓가에 들리는 클래식에서 이미 분위기로 반은 먹고 들어간 것 같았다.
점심이 늦기도 했고, 배도 고프기도 했고, 해장은 더더욱 급했기에 근접샷을 찍을 생각도 못 하고 국자를 들어 앞접시에 물회를 옮기기 바빴다.
육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푸짐했다. 횟감은 광어, 가자미, 방어가 들어간 듯했고, 전복, 해삼, 멍게, 날치알이 그 위에 올려졌다. 비비기가 힘들 정도로 횟감이 풍성했다.
밥과, 소면을 반반으로 내어준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밥을 말아먹는 것을 더 선호하지만, 소면을 호로록 당겨먹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톳무침과 젓갈, 김치 등 반찬도 물회와 그런대로 잘 어울렸다.
입에다 물회 한 숟가락 담고, 눈으로 속초 바다를 담았다. 클래식이 자연스레 귀에 담겼다. 오독오독 씹히는 전복의 식감과, 향긋하게 올라오는 멍게의 향이 코에 담기며 오감이 완성됐다.
42,000원의 값어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만족!
기둥을 조금 더 안쪽에 넣었다면 더 완벽한 창가가 됐을 것 같은 느낌.
선선한 날씨에 온다면 식후에 일광욕을 하기에도 좋을 듯.
말복에 중복에 먹었던 걸 다시 꺼내보니 또 먹고 싶어진다. 한 번쯤은 방문해도 좋을 곳이었다. 찾아보니 전국에 분점들도 많이 있는 듯하니 가보셔도 좋을듯하네요!
아아!!!!!
맛집정보
속초 청초수물회
[맛담수첩] 말복에 중복에 먹었던 것 꺼내보기. 오감만족, 속초 청초수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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