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29 Apr 2018 › Updated: 29 Apr 2018
#ONE CUT|기억 의심

나의 기억은 감각 의존적이다.
대부분의 순간을 색깔과 온도, 냄새로 기억한다.
어떤 추억을 년, 월, 일로 이야기하는 것이
내겐 거의 불가능하다.
그저 장미가 필 때쯤이었다고,
바다가 검은 날이었다고,
바람에 계피 향기가 묻어왔다고,
목에 두른 머플러가 까끌거렸다고,
구두에 쓸린 상처가 무척 아팠다고,
둘 사이를 지나던 바람이 칼날 같았다고,
그렇게 온몸을 다해 기억할 뿐이다.
감각 따위는 느껴진 직후
소멸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간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나는
나의 흐린 추억을 순수하게 믿을 수 없다.
추억을 믿을 수 없는 것만큼 이상한 일이 또 있을까.
[ONE CUT] 시리즈는 한 장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써 내려간 이야기 입니다.
-#ONE CUT | re·fine
-#ONE CUT | 속성에 대하여
-#ONE CUT | 태풍이 지나가고
-#ONE CUT | 그러므로
Leave #ONE CUT|기억 의심 to:
Read more #kr-pen posts
Best Posts From Baejaka
We have not curated any of baejaka's posts yet. But you can encourage our curation team to review posts by visiting them regularly and by referring other readers. Because we give priority to frequently read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