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ga의 책읽기 - 제가. 살.고. 싶은. 집은......
🌟 vega's talk
- 나도 바람길과 툇마루와 서재가 있는 집을 짓고 싶다.
- '잔서완석루'를 지으며 삶과 집과 인생에 대해 서로 철학적인 사유와 소통을 할 수 있어 집을 짓는 일이 송승훈 선생님과 건축가 이일훈씨 모두에게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생각을 주고받으며 함께 사유할 수 있는 벗을 갖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p.43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고 저는 늘 생각하고 삽니다. 꿈은 몸을 긴장시키는 무엇이고, 그러기에 꿈꾸기를 잊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삶은 달라지겠지요.
p.55
생각을 그냥 편하게 말로만 하면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중간에 들어가고 아무 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와 헷갈리는 수가 있지만 글로 적으면 그런 염려가 적어집니다. 또 글 쓰는 시간은 생각을 정리하는 성찰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글을 쓰는 행위는 생각인 동시에 저 깊은 곳에 잠자던 집에 대한 원초적이랄까 꿈이랄까 바람 같은 생각을 끄집어내지요.
p.92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몇 달 전부터 보여주신, 죽음을 인정하고 넉넉해하는 태도가 아우와 저, 두 자식에게 적지 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제 여한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은 다 했다, 새해에는 편안히 죽는 게 소원이다, 라고 말하셨는데, 그 마지막 끄트머리 모습이 두 자식에게서 욕망과 욕심의 일부분을 앗아갔습니다.
p.93
'책의 길' 책 길이 신기합니다. 그렇게 책장을 놓을 수 있구나 싶어 선생님의 상상력에 감탄합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참 경이롭습니다. 어릴 적엔 일요일 아침마다 본 추억 어린 만화 <은하철도 999>에서 검은 우주로 날아오르는 기차가 하늘에 놓인 철로를 타고 오르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책을 몇 권이나 놓으면 좋을지 어제 물으셨지요. 책이야 많이 놓을 수 있을수록 좋지요. 책이 들어갈 구석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집의 구성이 조화롭게 될 만큼 놓으면 됩니다. 구성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놓고, 놓지 못하는 책은 세상과 나눌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p.128
세상 모든 일이 다 내게 온다 해도 벅찬 일이요, 세상 모든 이가 다 날 사랑한다면 거짓일 것이요, 세상 모든 소망이 다 이루어진다면 꿈일 것이요, 그 중에 몇 가지만이라도 소중하게 존재하는 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p.129
머리 써서 일하는 사람은 몸 쓰는 일이 휴식이라는 이 선생님 말씀을 떠올리며 비닐봉지 들고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p.130
예고편보다 더 느낌이 풍부한 영화처럼, 계획보다 더 나은 수업이 되면 좋겠고, 그림보다 더 나은 건축물이 되면 기쁘겠습니다.
p.146
제 주장은 불편함을 통해 살아 있음을 생각하고, 편리함에 함몰되어 가는 폐해를 의식적으로 피해보자는 권유로서의 '불편'임을 아실 것입니다.
p.149
사실 어디가 특별한 이유 없이 아픈 것은 신경성일 때가 많은데 땀을 기분 좋게 흘리는 것은 최선의 보약입니다.
p.157
불편하게 살기: '편하게 살기'는 곧 '게으르게 살기'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편하게 사는 것을 지향하면서 환경오염, 질병, 운동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가 당면한 모든 문제는 '편하게 살기'라는 지형에서 나왔다. 편안한 집을 찾을 것이 아니라 건강한 집을 찾아야 한다. 건강한 집은 햇볕 잘 들고, 바람 잘 통하고,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이지 게으르게 살게 하는 집이 아니다.
p.159
"예전에는 사람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서 세상이 어지럽다고 봤어요. 제대로 교육받으면 세상이 더 나아지겠지 싶었지요. 그런데 웬걸, 요즘은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져서 세상이 어지럽네요." 공교육의 자리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처지라,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렇게 세상에 부는 바람과 제대로 맞상대하는 것일까요? 티끌 같이 여겨지는 한 사람이지만, 저라는 티끌을 어디로 날릴지 고민합니다.
p.214
사실 저 혼자서 '산책'이라고 불러봅니다. 주인이 집안을 산책하듯 걸어가는 긴 길, 그 길 따라서 책들도 산책합니다.
p.227
좋은 전시를 구경하러 간 게 아니라서 오래 머물지 못했는데 가만히 보면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읽고 싶은 책 읽듯이(그 행복의 그윽함이라니!) 여행도 그리 가야 되는데 참 나서기 어려운 것이 세상살이지요.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싶은 때 가고 싶은 사람과 머물고 싶은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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