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29 Nov 2018 › Updated: 29 Nov 2018
모과나무
모과나무
가지 끝에 남은 모과 두 개
내일 따겠니
세 개 남은 모과 중 제일 실한 놈은
엊그제 떨어졌다
우리 동네 아파트 단지에 단 한 그루 심은 모과나무
길 건너에서 추파만 던지며 1년을 보내었다
잎이 나고 무성했을 때
모른 척 뒷짐만 졌다
열매 열리던 날부터
곁눈질만 하고 있었다
모과잎 우수수 떨어지고 알맹이 주렁주렁할 때도
부끄러운 그 얼굴 길 건너에서 지켜만 보았다
작년에도 네 향기 전부 놓쳤으니
햇발에 반짝이는 된서리마냥
기다림은 한낱 짝사랑으로 사라질 독백이었다
들에서다 3
새벽이슬 고백을 머금은 논둑과
고랑마다 고여있는 물웅덩이와
서글프게 누운 볏짚과
먼 산 가는 길 지쳐 엎어진 농로와
낙곡 찾아 모인 기러기들
밤새 이곳에 모여들어
벌판을 촉매 삼아 몸을 부빈 후
콧망울 끝에서 알랑거린 것을
아침 향기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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