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 / 박문재 옮김 (현대지성)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시작해 크리톤, 파이돈, 향연의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 사실은 4가지 모두가 제목 안에 포함되지만, 너무 길어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 줄이기로 한다.
늘 궁금했던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모른다'라는 답이 나올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질문을 통해 앎을 확인할 수 있다 믿었던 그와 관련된 사건들과 그 속에서의 대화들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사실 워낙 유명한 이야기들이기에 이런 소개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게 느껴진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크리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앞두고 그의 절친한 친구 크리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사형을 얼마 앞두지 않은 소크라테스를 찾아온 크리톤. 그는 소크라테스에게 간곡하게 죽음을 면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고 권유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 소크라테스를 구하고 싶다는 크리톤. 그런 그에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왜 이 곳을 벗어날 수 없는가, 이 결정을 무시할 수 없는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한 말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있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문구가 출현하게 된 배경이다. (사실 그는 이런 말을 한 적은 없다고 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이성의 영역에서 크리톤의 감성적인 설득을 조목조목 분석하며, 아무리 자신을 억울하게 죽음으로 몰아넣은 국가의 법이라 할지라도 자신 또한 국가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성장한 사람으로서 법의 판단을 함부로 거스를 수는 없다는 그의 논변은 어쩜 그리도 차분한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만일 자신이 이 곳을 벗어난다면, 국가의 존속에 오점을 남길 수는 있기 때문에 나는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노라 말할 수 있을까?
<크리톤>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소크라테스의 날카로운 질문들과 그 질문을 바탕으로 상대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말로 꺼내도록 하는 대화법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그와 같은 질문을 물어온다면, 나는 과연 똑부러지게 대답할 수 있을까? 왠지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얼굴이 붉어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모순과, 무지와, 억지를 마주하게 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였다. 익히 들어왔던 그의 명성과 마주할 수 있었던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 물론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논리를 따라가며 그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 책이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정말 감히 변명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우겨왔던 나의 겁 없는 변명이 진짜 변명이 아닐까? 그의 논리에 감탄하며 읽었던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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