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Remember 4.16
안녕하세요. 오늘은 경어체가 아닌, 평어체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제 하루 종일 잠만 잔 나는 이른 새벽에 깼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 나는 구글 페이지 마지막에 노란 리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날짜를 확인해보니 그 날이었다. 벌써 4년이 흘렀다. 참 시간이 많이도 흘렀다 싶었다. 그리고 참으로 많은 사람들 마음에도 눈물이 흘렀다 싶었다. 그건 아마 그들의 죽음이 용인할 수 없는 죽음이어서일 것이다. 충분히 살려낼 수 있었던 그 값진 생명들이 처참하게 차가운 바다 속으로 빠졌다. 그 바닷 속에 어쩌면 우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생각만 하면 아직 정신이 까마득하고 그 날 별거 아니라던 아침 9시의 첫 뉴스를 봤던 기억부터, 번복되었던 그 다음의 뉴스들까지 줄줄이 떠오른다. 줄줄이 소세지처럼 이어지던 뉴스들을 보면서, 그 첫번째 뉴스에서 구조되었다던 그 말에 '다행이네.' 하고 순간 생각했던 것이 그들에게 미안했고 미안했다. 그 생각 자체가 너무나 가벼워서 그들에게 빚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구조될 수 있었던 그 시간 내내 더욱더 무사하기를 기도했던 것 같다. 내 바램과 달리 구조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나는 분노하기도 했고 마음 아프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했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엉켜 응어리졌다. 그럼에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알 수없는 죄책감만 쌓여만 갔다.
그리고 이내 결국 가라앉아버리고 만 별들을 추모하러 간 기억이 난다. 끝을 알 수 없이 줄이 길었던 그 행렬에 나 또한 거기 있었다. 나는 감정이 너무 큰 사람이라 삼켜지지 않으려 가벼운 마음으로 가려고 했다. 어릴 적 미운오리새끼를 읽으면 하루종일 울었던 나였다. 어릴 적의 내가 어딜 가지 않았다는 걸 나는 잘 안다. 그래서 처음에는 철 없이 혼자 들떠있는 척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줄이 점점 짧아지면서 주변은 여전한데 비해 공기는 점차 무거워졌다. 저녁에서 밤이 되어가는 시간이여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나 혼자 느끼는 위압감이었을까. 나는 영혼을 믿지도, 딱히 종교를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 무거운 공기가 나는 그들의 영혼이라고 확신하는 마음이 들었고, 결국 추모하고 나오는 길에는 말을 할 수 조차 없었다. 가기 전의 나의 다짐은 소용이 없었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 이후로는 모두가 카톡 프로필에 기억한다고 이미지를 띄어놨지만 나는 기억하지 않으려 했다. 프로필에 리본은 띄어놨지만 기억한다는 메세지는 차마 올릴 수가 없더라. 그 이후로도 내 방 벽면에 노란 리본을 붙이기도 하고 유가족을 응원도 하고 작은 도움을 보낸 적이 있지만 그 사실을 짐짓 잊어버리려 했었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지겹다라는 말에 화가 났고, 여전히 사람들이 기억해주길 바랬더랬다. 밖에서 노란 리본을 발견하면 반갑기도 했다. 여전히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그랬던 내가 오늘 Remember 4.16이라는 문구를 쓰고, 그림을 그린 건 이제는 조금이나마 희망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와서가 아닐까 싶다. 차마 무서워서 하지 못했던 말들이 이제는 두렵지 않은 분위기가 되었다. 그것부터가 나 또한 희망적이기에. 그리고 이제는 그 날의 진상이 밝혀질 수 있을테니깐 그들도 곧 마음 놓고 눈을 감겠지. 유가족 또한 더이상 슬픔에 삼켜지지 않았으면.
노란 고래처럼, 차갑고 아득했던 바닷 속에서 나와 멋진 밤하늘을 자유롭게 헤엄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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