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 내려다보는 말투, 나는 고쳐야 할까.
실시간 검색어를 타겟팅해서 쓴 글이 아니었음에도, 누군가는 큰 돈 벌 수 있어서 좋겠다고 비아냥 거리는 가 하면, 심지어는 ‘네 딸이 그렇게 당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 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당장이라도 그렇게 해 보일 테니 어디에 사느냐고 묻는 자들도 있었으니, 그런 댓글을 보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애당초 예기치 못한 반응도 아니었으나 실제로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님에도 콩닥거리는 가슴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우리는 때로 사실을 들먹이는 자체를 몹시도 싫어하고 불편해한다. 설령 그것이 진실로써 믿을 수 있음에도 감정의 문제와 맞닥뜨리게 될 때에는 그런 경향은 더욱 심화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아무리 진실로써 또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다루는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아’와 ‘어’를 잘 구분해서 말을 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훌륭한 처세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의 머리말과 같은 말을 왕왕 듣고는 한다.
“우리는 말의 내용이 아닌, 화자의 태도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태도가 아군으로 만들 수 있고, 또 반대로 적이 될지를 결정짓는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저자이신 아주대 심리학과 이준기 교수님의 말씀이다. 그렇다. 나는 교수님의 이 말씀을 꽤 오래전에 들었음에도 내 말투에는 큰 변함이 없다.
나의 다분히 공격적이고 거만하게 보일 수 있는 문체와 어투는 사회적인 모순이나 주변의 행동 또는 철학적 삶이 요구되는 시점 따위에 관한 주제에서 특히 도드라지는 편이다. 존댓말을 쓰거나 독자의 비위를 적당히 맞추는 문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하고 고민도 했지만, 굳이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은 매번 해도 똑같다. 반대로, 오롯이 그들과 함께 같은 감정의 편에서 문제를 다룰까도 생각했지만, 역시나 그럴 것이면 뭣하러 나 말고도 그럴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비싼 시간을 낭비할까 싶었다. 때로는 거창한 말로, 스스로를 계몽주의자에 비견하기도 했고, 모두가 ‘그렇다’고 말할 때, 나는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지성인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얼굴을 마주한 상황이건 아니건 잘 구분하지 않는 편이고, 심지어 위아래를 가리지 않아 적잖이 낭패를 본 적이 있다. 그럼에도 – 물론, 학습능력은 있는 터라 많이 줄었다고 핑계 삼는다.- 그런 태도는 여전하다. 이를 두고 가까운 친구는 ‘변함없이 한결같다는 점을 높이살 수 있지 않겠냐’는 조롱 섞인 말을 하고는 한다.
김리 선생께서는 일단 아무 글이나 써 내려가보라고 했지만, 그래도 될까 싶은 의구심과 겁이 난다. 최근에, 스티밋에서 불거졌던 일단의 스캔들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번 내 말투와 문체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고, 언제까지 본래의 내 색깔과 사유의 바탕을 숨기고 지낼 수는 없지 않은가 싶었기 때문이다. 고로, 언젠가 나도 이곳에서 내 글을 읽게 될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념의 투쟁을 할 것이고, 교만하고 오만할지도 모르는 나의 말투로 지성을 촉구하는 계몽 활동을 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보편적 가치 저 밑바닥으로부터 손가락이 아닌 그 끝이 닿는 곳을 볼 때까지 나의 글은 투쟁이 되고, 불가능한 꿈을 품은 리얼리스트의 외침이 될는지, 대나무밭에서 혼자 지껄인 쓰레기가 될는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사진 ; Photo by Nick Morri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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