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_ 22. 상상 속의 남자친구(2)
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_
22.
상상 속의 남자친구(2)
재돌샘은 뚜벅뚜벅 도서실로 들어왔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 발걸음이었다.
뚜벅뚜벅이 아니라 사뿐사뿐이랄까.
재돌샘은 도서실에 있는 책장을 쭉 둘러봤다.
"책은 여기 있는 게 다야?"
"어... 여기도 있구요, 독서실에도 있구요. 근데 여기 있는 책들은 엄청 오래된 거예요. 저 중학교 다닐 때 중학교 도서실이 여기였거든요. 근데 작년에 이사하면서 고등학교 도서실이 여기가 됐죠..."
재돌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책을 빼 들고 책상으로 와 앉았다.
나와 가까운 자리였다.
"애들 도서실 자주 오니?"
재돌샘은 나를 돌아봤다.
"아뇨. 여기 도서실 있는지도 모를걸요?"
"그렇긴 해... 나도 찾는데 한참 걸렸어. 그럼 애들 안 오는데 점심시간에 와서 열어 놓는 거야?"
"아... 조용해서 혼자 공부하기도 좋고... 중학생 때도 도서위원이었어요. 어차피 열어둬야 하니까요...하하.
"자주 와야겠네."
A반 수학선생님을 그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본 건 처음이었다.
"읽으실 만한 책은 있으세요? 책이 너무 오래돼서..."
"응! 여기 있는 책 다 읽고 싶은데? 난 고등학교 다닐 때도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을 전부 읽는 게 꿈이었어. 실제로 거의 다 읽고 나오긴 했지만."
"와... 그게 가능해요? 말도 안 돼..."
"안될 것 같아? 너도 할 수 있을걸?"
멋쩍은 미소를 띤 나는 말을 더 잇지 못했다.
시계를 보니 종이 칠 시간이었다.
재돌샘은 책에 푹 빠져있는 얼굴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쌤 5교시 수업 없으세요? 지금 1시 반 다 됐는데요?"
"나 5교시 수업 없는데."
"전 5교시 들으러 가야 하는데요. ㅎㅎ"
재돌샘은 고개를 돌리며 해맑게 웃었다.
"아, 그래. 가자.ㅎㅎ"
나는 책과 열쇠를 챙겨 들었다.
재돌샘은 읽던 책을 들고 먼저 나갔다.
그런데 아차 싶었는지 나를 돌아봤다.
"이 책 들고 가도 될까?"
"원래는 대출증에 적어야 하는데....다 읽고 가져다 주세요. 자주 오실 거라면서요.ㅎㅎ"
내가 문을 잠그는 동안 재돌샘은 내 옆을 지키고 서 있었다.
"먼저 가세요. 제가 문 잠그고 갈게요."
"아냐. 같이 가자."
무서웠던 첫인상과 달리 재돌샘은 다정한 사람 같았다.
도서실에서 교실 앞까지 재돌샘과 같이 걸어왔다.
재돌샘이 내가 혼자 있는 도서실에 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_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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