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찻집 화가 스토리] 에곤 실레-무서운 가족
“뇌출혈이었나요?”
“아뇨! 급성폐렴이었대요. 아버지와 동생이 모두 뇌일혈로 보냈으니 본인도 그걸 가장 두려워했었는데...”
“내가 그의 마지막을 보고 싶은데-들어가도 될까요?”
황진이는 갑자기 찻집으로 난입한 그 남자가 제임스 딘을 닮았다고 느꼈다.
황진이: 그는 아뜨리에에서 조용히 생을 마치길 원했어요. 당신은 누구죠?
“난 에곤 실레라고 하오. 난 그의 친구이자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구스타프는 날 제자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소.”
황진이: 세상을 아름다움으로 휘덮은 불세출의 작가를 보고 라이벌? 젊으면 다인가요? 젊고 잘 생기면 말 함부로 해도 되는 건가요?
“당신-내 동생 거티를 닮았어.”
실레는 짧게 말을 던지고 아뜨리에의 문을 밀고 들어갔고 황진이도 당황하여 황급히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실레는 이미 온기를 잃은 구스타프의 손을 잡고 잠시 감정을 다스리는지 크게 심호흡을 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눈을 번뜩였다.
실레: 그려야겠어! 클림트! 난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그릴거야!
그는 세워져있는 이젤로 가더니 바로 목탄을 들고 번개같은 손놀림으로 구스타프를 그리기 시작했다. 황진이는 그를 제지하려다 말고 그의 거의 보이지 않는 손을 취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실레는 그리면서 마치 혼잣말하듯 뇌까리기 시작했다.
“구스타프는 경직된 시대를 끝장낸 화가요. 이 두 손으로 날려보내는 두 마리의 새-
하나는 낡은 전통을 날려 보내는 것이고-또 하나는 새로운 예술의 희망을 띄워 보내는 것이지!
난 어릴 적엔 구스타프의 그림에 완전히 빠져들었었어. 그의 그림은 날 미치게 만들었죠.
내겐 두 명의 아버지가 있었으니- 하나는 바로 내 예술인생의 전환점을 준 구스타프요!
그리고 또 하나는 무지와 광기의 꼰대인 나의 아빠...
그는 머리가 한 번씩 해까닥하면 뭐든 난로에 불싸지르곤 했어. 심지어 증권과 문서마저도 다 불태웠으니까.
심지어 내 그림까지! 그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었소!"
실레는 손을 멈추고 진이를 흘긋 돌아보았다.
“내 안에 그 더럽고 잔인한 피가 반은 흐르고 있다는 게 너무도 부끄러웠소.
그래서 난 내 자신을 더 이상 아름답게 그릴 수가 없었어. 아무리 멋지게 그려보려 해도 난 이렇게....무섭도록 추한 나의 유전자를 그리고 만단 말이오! 그게 얼마나 큰 저주인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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