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써보는 자기 고백. 아마도 숨 쉬는 이야기.
스티밋엔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주제가 편중될 수 밖에 없는, 이렇게 폐쇄적인 커뮤니티에, 글쓰기 같은 매니악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몰려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어쩌면 이게 스티밋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농담이고...
아무튼 블로그에 백날 써봤자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에 관심을 갖고, 격려하고, 수고했다며 두둑한 용돈까지 찔러주는 이 희한한 커뮤니티에 나는 완전히 감탄해버렸다. 사실은 백번 절을 해도 모자란 처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곳에 올리는 글은 사실 내 블로그에 한번 올렸던 글들이다. 스티밋 고유의 콘텐츠를 쌓는 게 커뮤니티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분들은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해한다. 바람이 있다면, 글쎄 뭐랄까, 이게 부당이득이나 불로소득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글을 써왔지만 그 글은 한푼어치의 값어치도 없었다. 하지만 내 글 자체에 가치가 없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자신의 글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겸손이나 거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 없이는 그 어떤 인간도 십수 년 간 성과도 없는 일에 매달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뭘까? 도대체 무엇이 나를 가난한 글쟁이로 만든걸까? 이유는 하나다. 나는 내 가치를 현금화할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내가 스티밋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기에 가상 화폐에 대한 투자 정보가 많아서도,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줘서도, 가시적인 수익을 얻기 때문도 아니다. 스티밋이,
나에게 팔만한 상품이 있다는 걸 알려줬기 때문이다.
이 발견의 끝에서 나는 먼지를 쓰고 썩어가던 악성 재고들을 다시 한번 꺼내봤다. 그리고 차근차근 그것들을 닦아 팔기 시작했다. 장사는 운이 좋았다. 재고를 걱정할 일도 없었다. 내게는 쌓인 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수익 최적화를 한다면 블로그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치를 팔 수 있을거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이트나 아감벤, 아도르노, 푸코에 대한 글을 쓰면서도 그게 가능할까? 그런 글을 현금화하기 위해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최적화가 필요할까?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탓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기회를 준다면, 가슴 속에 쌓인 쓸쓸함을 크게 한번 털어내고 싶을 뿐이다. 쓰는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더 이상 읽지 않는 시대에 사는 쓸쓸함에 대해서 말이다.
세상의 거대한 흐름은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묵묵히 멸종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 끝은? 한달 전만해도 내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알 수 없게 돼버렸다.
뻔히 보이던 미래에 미지의 안개를 드리운건 나 혼자의 힘이 아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고 싶지만 누구는 말하고 누구는 말하지 않는 것도 그런것 같아 마음으로만 전해드린다.
다들 잘 받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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