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한 주의 정리.
1. 감기에 걸렸다.
지난 주, 여자 친구가 감기를 옮겼다. 그리고 자기는 말끔히 나았다. 일주일 동안 감기 증상은 모두 사라졌으나 기침과 가래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수상해 병원에 가보니 폐렴이나 폐결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댐잇!
평소 물을 많이 마셔 화장실을 자주 가고, 그래서 손을 자주 씻는다. 반면 여자 친구는 어지간해선 잘 씻지 않는다. 버스나 지하철을 한참이나 타고 약속 장소에 도착해 월남쌈을 먹는데도 손을 씻지 않는다. 라이스 페이퍼용 온수를 자신의 세수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야만인도 이런 야만인이 없다.
요즘 잡다하다 못해 난잡하기까지 한 내 커리어 중에서도 방점을 찍을 만한 신선한 일을 하고 있다. 챗봇을 만든다. 자연어를 처리해 intent를 뽑아내고 부족한 entity가 있으면 되묻고, 종합해 아름다운 답변을 내놓는 게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정석이라 할 수 있지만 아직은 기술이 부족하다. 그저 Rule 기반의 Script를 빡세게 만들 뿐이다. 최대한 사용자의 답변 범위를 좁힐 수 있는 스마트한 질문을 던지고 패턴 매칭을 위한 사용자 예문을 미친듯이 채워 넣는다. 무식하지만,
의외로 재밌다.
1년 안에 신세계의 챗봇왕이 될 생각이다.
10년째 다이어트 중이다.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껏 먹기 위해서. 나는 그 무엇보다 먹는 걸 좋아한다. 특히 면을 좋아한다. 얼마만큼 좋아하냐면, 스파게티나 짜장면을 소스 없이 먹을 정도다. 가급적 결혼을 안 할 생각이고, 이 계획이 성공해 죽기 직전까지 싱글이라면 평양냉면과 영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수박과 냉면 중에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냉면으로 결정했다. 면은 내 영혼의 동반자니까.
그런데 건강이 나빠져 이 좋아하는 먹기를 못한다면 정말 화가날 거 같다. 그래서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한다. 점심을 먹고 1.5km 걷기, 19층 까지 걸어서 올라가기, 퇴근 후 3~4km 걷기, Nike Training Club App을 이용한 15~30분 맨손 체조. 어마어마한 몸짱일 것 같다고? 실은 완전 돼지다. 코끼리만큼 먹으면 치타처럼 달려도 돼지가 된다.
살을 빼려면, 적당히 먹자.
집이 큰 사기를 맞아 평생 빚을 갚았다. 아껴 쓰는 게 몸에 배고 배어서 의류는 감각상각 2년으로 상각비를 떨구지 않는 이상 새로 구입하지 않고, 신발은 찢어지기 전까진 사지 않는다. 해외 여행은 꿈도 못꿨다. 사회 초년생 시절 일본으로 출장을 간 것, 프리랜서 시절 프로젝트가 너무 잘돼서 에이전시 대표가 마카오를 보내준 게 전부다. 내 돈으로는 가본적이 없는 셈인데, 드디어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간다. 장소는 중국 Xiamen.
친구가 중국에 주재원으로 있어 5-Star 호텔 숙박비와 교통비(항공비 제외), 일부 식비를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내 돈이 무려 80만원 가까이 들어간다(이 빨갱이 국가는 비자 발급 비용으로 7만원을 받는데다 여권 사진과 동일한 사진을 제출할 경우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 찍어야 한다!).
문득 해외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이렇게 많은 돈을 써서 놀러 가다니. 그들은 어디서 돈이 나 이렇게 펑펑 쓰는걸까? 장담하는데,
이번 여행이 내 인생 최후의 해외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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