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왜곡
내 꿈은 과학자였다.
어른들이 내게 많이 질문하는 것 중에 하나가 “너의 꿈은 뭐니”였고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적 내 머릿속의 과학자는 참으로 멋진 직업이었던 것이다.
어느덧 중학교에 입학하고 스스로 머리가 굵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나이가 되자 나의 꿈은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하루하루 현실적 문제에 휩싸여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내 꿈이 변질하였다는 것이 더욱 맞는 표현일 것이다.
이때 내 꿈은 특정 직업보다는 하나의 열망, 즉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것이었다. 당시에 아버지가 하는 사업이 잘 안 되다 보니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나 귓속을 파고드는 얘기들, 내 심적인 어두움과 겹쳐 마냥 많은 돈을 벌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열망은 내 꿈을 왜곡시켰다. 모든 꿈의 종착점에는 많은 물질적인 요소가 포함되었어야 했고 행복 관이 결여된 일종의 허상을 좇게 된 것도 이쯤이 아닌가 싶다.
요즘 들어 많은 생각을 할여하고 있는 것이 나의 꿈이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살았어야 했는지를 누가 친절히, 그리고 일일이 설명해 주면 정말 감사할텐데 이 답은 너무나 사적인 것이라 나만 알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묻는다.
정말 내가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도대체 너의 꿈은 뭐냐고 말이다. 이런 물음을 되풀이 하다 보니 종착역은 언제나 내 순수한 과학자의 꿈이 왜곡된 그 시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나 자신을 구박하고, 옥죄이고, 빈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요즘 들어 깨닫고 있다. 내 눈에 자신의 부족한 점이 드러나게 되면 참을 수가 없었고, 일종의 분노 조절 장애로 이어지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센티 해졌고, 내 가장 중요한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는 마치 좀벌레 처럼 내 삶을 갉아먹어 왔고, 내가 편안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무척 줄었다는 것을 불현듯 깨닫고 나니 너무 속상했다.
우선 나 자신에게 가장 미안했다.
못난 자아를 만나 혹사당하고 있음을 요즘 몸에 생기는 다양한 증상으로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 예민함으로 상처를 주고 있는 것도 매우 미안하다.
사실 이런 앞뒤 꽉 막힌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 할지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해봤고, 책에서 힌트를 얻기 위해 독서도 열심히 했으나 구체적인 방법은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이 모든 것이 내 열망이 너무 강해서 생긴 부작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부족하고, 나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못 미쳐도 이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 왔던 과정을 생각하면서 조금이나마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언젠가 또 나타날 열망에 활활 불타는 내가 이 글을 보면서 조금은 식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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