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기] 고통이라는 선택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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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 며칠 전 처음으로 써 본 스팀잇 일기에서도 잠깐 밝힌 바 있지만 공사 현장이 늘 부산하듯 최근 나의 삶도 안정되지 못하고 부산하다. 매일 매일 새로운 사건이 터지며 수습해 나가기에 바쁘다. 와중에 이웃 분들도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계시다는 생각이 든다. 산다는 게 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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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7년 전에 나는 삶이 아주 힘들었다. 그때는 나도 죽음을 생각했었다. 강가에 살았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강변을 달리다 보면, 바로 핸들을 꺾어 물속으로 사라지고 싶다는 유혹을 견딜 수 없을 만큼 삶에 대한 아무 미련이 없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종교도 없는 주제에 왠지 모르게 이렇게 간다면 다시 환생하여 더 심한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다행히 생각지도 못한 작은 계기로 삶의 이유를 찾았고, 내가 살 수 있는 길을 택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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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한” 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삶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소설이라는 게 이렇게 써지는 것이라면 나라고 소설을 쓰지 못할까, 하는 건방진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다.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면, 보시는 분들은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이야기라고 생각 할 테고, 그렇게 유치하고 힘들었던 과거를 굳이 들춰내면서 까지 나를 괴롭힐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걸 보면 아직도 내 마음이 그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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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기에는 반듯한 가정에서 태어나 반듯한 교육을 받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나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며 전문적인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해 나간다고 보였을 것이다. 먹고 살만 하니 별것도 아닌 것에 힘들다고 야단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은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이며, 누구에게나 삶은 행복의 기회 못지않게 고통의 기회도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헤쳐 나가고,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모두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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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톱 밑에 박힌 가시 하나가, 남의 심장에 박힌 대못보다 더 아프다.
는 이야기가 있다.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내가 처한 상황이 더 힘들고 더 아픈 법이라는 비유로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똑같이 보이는 상황에서 누구나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누구는 가슴이고 누구는 손톱이라서가 아니라, 똑같이 손톱에 가시가 박힌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느끼는 고통의 정도라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고통을 견디는 힘이라던가, 겪어온 고통의 정도라던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라던가 모든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똑같이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혔더라도 치료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는 사람과 혼자서 그것을 빼내고 이겨나가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출발선이 다른 것일 뿐, 누구의 고통이 더 크냐를 저울질 할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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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느끼게 된 이후부터, 내가 판단하기에 사소한 것을 가지고 아프다고 하는 사람을 탓하지 않게 되었다. 뭘 그렇게 엄살이냐고 다그치지 않게 되었다. 나라면 그 정도는 끄떡없이 견디는데, 너는 혼자 뭐가 그리 약하고 예민해서 아프고 힘들다고 난리를 치냐는 말은, 결국 나는 잘났고 너는 못났다는 말을 조금 다르게 하는 것일 뿐인 것 같다.
내가 다른 이를 그렇게 배려할 수 있게 된 후로부터, 누가 보기에는 소소할 수 있는 나의 아픔도 “안괜찮다고” 외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님 처럼.
더 감사하고, 더 사랑하고, 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힘들었던 시절의 님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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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것은 감사하게도, 행복이 아닌 고통의 순간에 선택이라는 기회를 선물한다. 그 때 나는 그 고통을 견디고 극복하고 헤쳐 나갈 수도 있고,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는 현실적 고통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그것을 모두 외면하고 피하고 도망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출발선이 모두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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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택으로 인해 삶은 다른 방향성을 가지게 되며, 먼 훗날 그 순간을 생각하면서 후회를 하는 사람도, 인생의 기회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어찌되었건 그 선택은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벌어지는 수도 있다. 하지만 고통의 순간은 여전히 선택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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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통의 순간에 갖게 된 선택이라는 기회를 희망이라 표현하고 싶다. 그 선택으로 인해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할지라도 내 삶에 주어진 고통의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할지라도 나는, 그리고 당신은 존중받아야 하며,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받고 비난당할 이유가 없다. 당당했으면 좋겠다. 긴 호흡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의 마음을, 정신을, 육체를, 환경을, 여러 가지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위질 당할 이유가 없다. 좀 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내가 아닌 이상, 그 속사정을 어찌 다 안단 말인가. 그리고 정말로 그 사람 가슴의 대못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아프고 위험할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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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분들 덕분에 나도 번호일기라는거 처음으로 써 본다. 문단을 나눠, 내가 좋아하는 10번에서 마무리를 했다. 쓰고 보니 이런 글쓰기도 나름 재미있는 것 같다. 공모전 할때 이 글을 냈다면 좀 나았을까? 다들 너무나도 잘 쓰신 공모전의 일기들을 보면 볼수록 내가 쓴 일기가 좀 부끄럽다. 그리고 머릿속이 복잡하니 미술관련 글 뭐 이런거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래서 어른들이 “예술이란게 다 먹고살만 할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나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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