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세이] ‘다름’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인턴>
(본 게시글은 영화 '인턴'을 본 후 작성한, 개인적 견해가 담긴 에세이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좋은 영화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그 영화는 이래서 별로다’ 가 아니라
‘이래서 좋은 영화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형편없는 스토리의 액션영화라도 촬영방식이나 구도가 특이하거나
액션신이 화려하다면 나는 그 영화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가장 우선으로 두는 좋은 영화의 기준이 있는데,
‘생각할 거리나 얘기할 거리가 많은 영화’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충분히 좋은 영화이다.
더덕이의 영화에세이,
오늘 말하고 싶은 영화는 ‘세대 차이를 넘어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영화’
[인턴] 이다.
#01.
늙은 인턴인 벤과 젊은 사장인 줄스가 있다.
이 두 사람은 직급, 나이, 경험의 양, 성별마저 너무도 다르다.
아이러니하게도 둘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친해질 수 있었고 시너지를 발휘했다.
‘욕구-상보성 가설’이라는 사회심리학 용어가 있다.
우리가 타인에 대한 매력이나 호감을 결정할 때, 그 요인을 상보성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이 충족시키고자하는 특징들을 가진 타인에게 매력과 호감을 느낀다.
쉽게 말해,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없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영화 <인턴>은 이 용어를 설명하기에 아주 좋은 예시이다.
물론 이 영화는 세대 간의 조화와 화합을 말한다.
그러나 그 과정 안에서 분명 서로의 ‘다름’이 필요했고 이들은 각각 상대방의 그것들을 원했다.
#02.
줄스는 벤의 ‘경험’이 부러웠다.
그 능력은 회사의 운영과 관리라는 측면에 국한되지 않았다.
직원들 개개인의 대인관계나 생각 등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
벤은 줄스의 ‘기회’가 부러웠다.
재정적인 안정과 수많은 경험을 가진 벤이라 할지라도 젊음을 포함한 많은 기회들이 부러웠을 것이다.
벤은 젊어질 순 없었지만 자신의 경험을 나눠줄 수 있었다.
그리고 줄스는 그것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경험과 기회의 차이가 서로를 이끌었고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03.
어쩌면 이 영화는 다름을 배우려는 ‘자세’를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기회의 소중함과 경험의 고귀함을 받아들이고 존중해주자는 것이다.
세대차이 뿐만 아니라 우리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 추구하고 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격차들을 인지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우리를 발전으로 이끌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없는 것을 알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무조건 추구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알게 되는 것도 어렵지만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의 문제는 또 다른 어려움을 만든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식이나 생각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상대에게 얻을 수 있는 좋은 것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04.
영화를 계속 보고 있으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줄스나 다른 젊은 사람들이 필요했던 건 결국 '확신'이었다.
불확실한 미래나 불안에 대해 경험 많은 사람이 주는 조언과 응원.
이를 바탕으로 그들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확신.
어차피 벤의 방식은 그들의 것과 다르다.
그러나 알고 다른 길을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래도 된다는 확신을 주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벤의 자세야 말로
직원들, 나아가 우리가 타인에게 바라는 자세가 아닐까.
#05.
사실 사회심리학적 이론에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상보성보다 유사성에 호감과 매력을 더 잘 느낀다고 말한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은 우리가 옳다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자신과 태도가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이는 비슷한 사람에게 느끼는 것보다 호감정도가 더 높다.
‘다름’을 인정받는 것에서 오는 기쁨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06.
벤은 그들과 달랐다.
그들의 방식을 인정하고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무시하기보다 존중했고 조언 뒤에는 항상 응원과 칭찬이 뒤따랐다.
'인생'이라는 회사 속에서는, 그가 사장이었다.
인턴 (The Intern, 2015)
코미디
미국 121분
감독 - 낸시 마이어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인턴 속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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