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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대롱 대롱

spaceyguy

Published: 01 Aug 2018 › Updated: 01 Aug 2018허공에 대롱 대롱

허공에 대롱 대롱

저 높은 허공에 매달려 거기서만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번지 점프 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건지, 아니면 트램펄린에 올라탄 것인지...

그러고 보니 꽤 어려서부터 허공을 멍하고 응시하는 습관이 있었던 것 같네요. 최소한 사춘기가 시작되면서부턴 그랬던 것 같군요.

국민학교 4~5학년 때 쯤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열로 신음하며 방에 누워 있었습니다. 잠깐 정신을 잃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 시야에 마치 천정 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에 보일 수 있는 장면이 들어왔었습니다. 누워있는 제 모습이 보인 거지요.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저는 마치 연기처럼 가볍게 허공을 유영하는 듯 했구요. 마치 혼백이 빠져나와 저를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놀라거나 두렵다기 보다는 생경했고 뭔가 명료하진 않아도 가벼운 기쁨 같은 것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히 그게 어떤 현상인지는 모릅니다.

그것 때문은 아닙니다만 언제부터인가 이상주의자가 된 듯 합니다. 사람으로 구체화된, 다양한 것들이 뒤섞인,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그런 것 말고 관념과 추상을 통해 납득되는 가치들. 어쩌면 오랜 세월 몸에 밴 이 습관으로부터 지금도 자유롭지 못 합니다. 그 바람에 쓴 잔을 꽤 마셨으면서도.

저도 사람이고 모두 사람인데.

올바른 해석인지는 몰라도 서양의 종교인 기독교는 인격신을 상정하는데 동양의 종교라고 할 수 있는 유, 불, 도교에선 인격보다는 가치나 개념 같은 것을 구하는 것 같고, 제 생각이 맞다면 그 이유는 뭘까 궁금했습니다. 지금도 풀지 못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제가 어떤 인격을 따른다는 것에 남다른 저항이 있어서 그런 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자칫하면 허공에 매달릴 수 있다는 점일 텐데 제가 요즘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불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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