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해서 귀한 쑥-작은 습관의 힘(#125)
쑥만큼 흔한 풀이 있을까. 쑥은 우리 땅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란다. 척박한 곳을 가리지 않는다. 물기가 많은 곳에서도 기꺼이 자란다. 나무 아래서도, 바위틈에서도 잘 자란다. 게다가 여러해살이풀이다. 해마다 저희 알아서 잘도 뻗어간다. 멀쩡하던 밭이 쑥대밭 되는 것은 금방이다.
근데 또 이 쑥만큼 우리 삶에 필요한 게 있을까. 우선 먹을거리로 그렇다. 지금쯤 쑥이 부드러우면서도 먹기 좋은 크기다. 물론 향기고 좋고, 식감도 좋다. 날로 먹어도 된다. 그 외에도 쑥국, 쑥전, 쑥 튀김, 쑥떡, 쑥버무리, 쑥밥....이렇게 쑥은 밥상을 지켜주고, 건강을 지켜준 아주 고마운 존재였다.
또한 쑥은 약으로도 쓰임새가 많다. 쑥을 말렸다가 불을 놓으면 벌레를 물리칠 수 있다. 벌 키우는 양봉가는 물론 일반 가정에서 쑥을 말렸다가 벌을 퇴치하거나 모기들을 물리치는 데 이용하곤 했다. 자연 소독제이자 방향제다. 칼에 베였을 때 말린 쑥으로 뜸을 뜨면 덧나지 않고 잘 아문다. 자연 지혈제다. 욕실에서 쑥물을 우려내어 목욕하는 건 호사다. 자연 목욕제다.
이렇게 흔한 쑥이지만 지금 시대에는 귀하다. 이 무슨 모순인가. 요즘 아이들은 거의 쑥을 모른다.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듯이 쑥을 밟고도 쑥을 모른다. 자연맹이다.
이러다가 물과 공기가 오염되듯이 쑥마저 오염되지 않을까 모르겠다. 흔한 걸 귀하게 여겨야 한다. 그게 생명의 이치다.
쑥은 아무데서나 쑥쑥 자란다고 쑥이다. 그런 쑥 먹고 쑥쑥 크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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