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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

hazzys

Published: 15 Feb 2018 › Updated: 15 Feb 2018우리 할머니

우리 할머니

할머니 댁에 와있는데 매해마다 할머니의 숨소리가 더 거칠어지는 것 같다 .. 한 시간 좀 안 되게 얘기를 나누었는데, 할머니는 귀가 안 좋으셔서 얘기를 나눴다기 보다는 들어드린 게 좀 더 알맞은 거 같다. 얘기를 하는데 내 손과 당신 손을 자꾸 번갈아서 보시기에 그냥 꼭 잡아드렸다 ㅠㅠ 흉터 가득하고 피붓결 사이로 흙이 밴 딱딱한 할머니 손을 계속 잡고 있었다 .. 그리고 자꾸 그 딱딱한 손으로 눈을 부비시는데 나중에는 눈물을 훔치고 계시다는 걸 알았다. 온통 손주들 걱정에 마음이 아리신가보다.

“눈 구정도 어둡고 귓 구정도 어두워서 이제 나는 아무데도 몬 간다”고 말씀하시다가 “나이 묵으면 죽어야지” 하시는데 너무 섭섭해서 할머니 앞에서 울 뻔했다. 내가 아니라며 강하게 고개를 저으니까 “그래 니 취직하는 거라도 보고 죽는다” 하신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영영 백수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도 했다.. ㅎㅎ 많이 작아지신 할머니를 꼭 안아드릴껄 생각만 하고 용기를 못 내서 후회하며 글을 쓴다. 내일은 꼭 안아드려야지.!

원래는 자고 갈 계획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친척들이 많이 안 왔다. 댁에서 외롭게 설을 맞이하실 할머니를 생각하니, 설 당일 아침이라도 먹고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그래도 하룻밤 자고 가게 된 덕분에 오빠와 즉흥 드라이브도 하고, 차에 실려진 뜻밖의 캠핑 장비로 믹스커피도 한잔 마시면서.. 나름 연휴의 밤을 추억으로 꾸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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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사랑하는 사람 꼭 안아드리는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요ㅎㅎ 저도 내일은 꼭 !.. 설 즐겁게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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