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현을 생각하며
고등학교 3학년 때,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늘 음악을 들으면서 집으로 향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듣는 그룹의 노래가 있었는데, 바로 샤이니의 것이었다. 2008년도에 데뷔한 5인조 아이돌 샤이니. 원래 그렇게 관심을 가지던 그룹은 아니었다. 그저 인기 많은 한 그룹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나는 셜록(Sherlock)의 뮤직 비디오를 보게 되었고, 그들의 매력에 금방 매료되고야 말았다. 팬이 되는 과정은 매우 빨랐다. 주요 히트곡들을 섭렵하고, 팬들이 명곡이라고 부르는 노래도 대부분 챙겨들었다. 덕분에 내 재생 목록의 대부분은 샤이니의 노래로 채워졌다. 매일 그들의 노래를 듣는 게 일상이 되었고, 하루라도 듣지 않으면 하루를 제대로 보낸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지금도 그렇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샤이니 노래를 벌써 3곡 이상 들었다. 그렇게 내게 샤이니라는 아티스트의 노래는 각별한 것이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 18일이 되었다. 샤이니 이야기를 꺼냈으니, 이 날이 무슨 날인지 여러분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샤이니의 보컬 종현이 죽었다. 이유야 기사를 보았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 (또한 그걸 말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무엇이 되었든 그는 죽었다)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이 종현 관련 이야기를 하기에, 나는 단순히 ‘엄청난 퍼포먼스를 준비했나?’라는 생각을 했다. 컴백에 예정되어 있었고, 그가 속한 샤이니도 슬슬 무언가를 다시 꺼낼 차례였기 때문이었다. 큰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 나는 그의 이름을 검색했고,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세상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언론에서는 사망이냐 아니냐를 추측하는 기사들이 쏟아졌고, 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상세하게 보도하는 등 하나의 이슈거리로 생각하는 모양새를 보여주었다. 나에게는 소중한 가수였지만, 그들에게는 그저 기사 소재일 뿐이었다. 그러나 분노할 시간도 없이 사망 확정이 되고, 슬픔이 가득 차오르고, 그저 무기력한 감정을 페이스북에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죽었다. 그건 현실이었다. 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도 음악을 틀면 나오는 게 그의 목소리인데, 누가 죽었단 말인가? 누가 뭘 어쨌단 말인가? 여전히 이어폰을 통해 흐르고 있는 종현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나는 그저 외딴 세계에 혼자 고립된 느낌이었다. 현실이 앞에 있는데 보고 싶지 않았다. 너무 절망스러웠다. 그저 계속 그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내 슬픔을 달랠 뿐이었다.
샤이니의 노래를 일상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저 하나의 습관이 아니다. 정신병원에서 외로움에 사무쳐 세상을 포기하려고 할 때에도, 군대에서 힘든 시기를 보낼 때도 그들은 내 옆에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분명 옆에 있었다. 언제나 함께인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 한 조각이 아예 없어져 버렸으니, 그야말로 정신적 충격은 컸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고 한다. 장례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언론에서 떠든다. 나도 이제 슬슬 받아들여야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나는 그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믿는다. 허황된 망상이라고 하지 마시라, 과거에 집착한다고 하지 마시라. 내가 현재를 살아가도, 그 현재를 구성하게 만든 중요한 것들이 지금 없는데 어떻게 태연하게 살 수 있겠는가?
늘 그를 기억한다. 그의 노래를 듣는다. 내가 잊지 않는 이상, 그는 영원히 내게 존재한다. 샤이니라는 그룹의 노래가 내게 주었던 감정들을 잊어버리고 살 수 없다. 나는 이것을 계속해서 품고 갈 작정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노래를 만들었고, 만들었으니까. 자신을 위로하는 것도 있었겠지만, 그 행위로 인해 나는 구원받았다.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다. 언제나 노래를 들으니, 당신은 살아있다. 그렇게 영원히 살아갈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이 그렇게 외치니 나는 단지 지금에서라도 늦게 그곳에서의 행복을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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