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에 투표한다 : 내가 진보정당에 투표한 이유
이제 내일이면 대한민국은 지방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둘 거라고 예상됩니다. 또한, 선거 하루 전에 있는 북미정상회담에 더 관심이 가 있어서, 투표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원보다 더 가까이 우리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입니다. 다른 선거에 비교해서 중요도가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가까이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우리는 신중하게 선거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꼼꼼하게 공보물을 보고, 토론회를 시청하며, 여러 이슈도 살펴봐야겠죠. 그렇게 고심해서 후보자를 골랐으면 내일 신분증을 들고 투표장으로 갑시다. (이미 하셨다면 잘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고른 후보가 있겠지요. 저는 저만의 후보가 따로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대부분 표를 진보정당에 주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늘 말합니다. ‘당선도 희박한데 굳이?’ 저도 압니다. 지금의 한국 진보정당들은 열악한 상황에 있습니다. 성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번 선거는 확실히 벅찹니다. (사실 언제나 그랬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진보정당에 투표했습니다. 4년에 한 번 하는 투표에 망설임 없이 진보정당을 뽑았습니다.
제 표는 죽은 표가 되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런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데도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표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진보정당은 저에게 많은 걸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평등한 세상, 다 같이 잘 사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비전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정당과는 다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건 기존의 체제를 뛰어넘는 겁니다. 단순히 개선에서 머무르지 않고 우리 사회의 근본을 변화시키려는 점에서 저는 진보정당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많은 저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주지 않아도, 벽보가 훼손되어도, 국회에서 작은 목소리밖에 낼 수 없어도, 토론회에서 배제당해도 그들은 사회의 약자 편에 서서 싸웠습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있습니다. 최근의 정의당의 호모포비아 후보 논란 등등을 보면 분노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분명 진보정당은 미숙하고 아직 거쳐야 할 난관들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명명되는 한국 사회에서 억압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내는 정당은 진보정당뿐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미숙함을 넘어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소수라도 선출직에 진출해서 목소리를 내길 바랍니다. 그동안 그들이 나를 지탱할 가치들을 위해 활동해 주었으니, 나 또한 그들을 지탱하기 위하여 표를 주었습니다. 어리석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선택은 지금에 나에게 하나도 이익이 없는 미련할 일이겠지요. 하지만 이런 목소리라도 있어야, 조금이라도 표가 있어야, 좌절에서 벗어나 다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점에서 제 표를 사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진보정당에 표를 주고 싶은데 망설이고 계시는가요. 투자는 장기적으로 하는 겁니다. 단기적으로 바로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어떨 때는 거의 궤멸 상황이 되어 투표를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언젠가 한 번이라도 진보정당이 급부상하는 그 날을 위하여 투자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당신의 한 표가 절박합니다. 그들은 의석 하나 없이도 여러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당신이 거기에 동의한다면 혹은 그 당사자라면 그들이 밀어준 만큼 한 번 정도는 밀어주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그런 선택을 했고,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뭐가 되었든 여러분들의 가치와 미래에 투자하세요. 저는 하나의 가이드를 제시했을 뿐입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Leave 나는 미래에 투표한다 : 내가 진보정당에 투표한 이유 to:
Read more #kr posts
Best Posts From 000
We have not curated any of hamishlee's posts yet. But you can encourage our curation team to review posts by visiting them regularly and by referring other readers. Because we give priority to frequently read content.
More Posts From 000
- 나는 미래에 투표한다 : 내가 진보정당에 투표한 이유
- 이군의 게임타래 - Baldi's Basics in Education and Learning (2018) : 게임은 현실의 거울이다.
- 결국 우리가 해야한다 - 사법부의 민주적 통제에 대한 사견
- 동국대학교의 진의 - 동국대학교와 미당 서정주
- 더불어민주당 : 희망편 - 민주당 찬가
- 아무때나 독서회 03. 현실로 다가오는 디스토피아 : 강철 군화 (잭 런던, 궁리, 2009)
- 별거없는 영화타래 03. <변호인> (2013) - 아직 해피엔딩은 없다.
- 법대생 일기 - 01. 법이라는 공기를 뿌리는 기계에 대하여
- 나의 에스페란토 도전기 - 01. 에스페란토의 문자와 발음
- 녹색당 : 오래된 미래
- 샤이니(SHINee) (3) - 추천 목록들
- 샤이니(SHINee) (2) - 나의 영원한 빛들에게
- 학교 민주주의 - 그 거대한 적폐를 넘어 (2) : 근거들
- 기독자유당 : 하느님의 나라를 향한 여정
- 바른미래당 : 내려갈 정당은 내려간다
- 대한애국당 : 명확한 의도, 분명한 한계
- 나는 왜 노동당 조민 후보(전주시 차 선거구)를 지지하는가?
- 정의당 : 텐텐에서 타이레놀로
- 인권은 위로도 향한다니까요! - 군주제 폐지에 대한 소고
- 청소년 참정권을 지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