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웃으며 안녕 - 홍대광
'우리 그만 만나자'
힘들게 입을 뗀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남자는 어렴풋이 짐작했다는 듯이 웃으며 이별을 받아드렸다. 장거리연애였던 둘은 일주일에 한 번 데이트를 할까 말까 하는 사이였다. 그럼에도 너무 행복했기때문에 지금껏 무리없이 사귀었었다. 사실 남자는 오늘도 그녀와 언제나처럼 평범한 데이트를 생각했었다. 둘이서 보고싶었던 영화도 보고 맛있고 푸짐한, SNS에 올리기 딱 좋은 식사를 먹으며 이런저런 일주일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한 주를 마무리하려고 했었다. 요즘따라 시큰둥해진 그녀가 어딘가 아픈건 아닌지 걱정하긴 했지만 금새 괜찮아 질거라 생각했다....
아니, 사실은 남자는 불안했다. 그 불안함을 숨기기위해 그는 무던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력과는 별개로 점점 그녀의 마음은 멀어져만 갔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언제든 그녀가 이별을 고할 것이라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했다. 갑자기 맞딱드려, 당혹감에 허우적거릴 자신의 모습이 남자는 너무 부끄러웠다. 그녀에게만큼은 언제나 멋진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었다.
그녀에게 이별통보를 듣고 '올게 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는 멋쩍은 듯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슬픔과 단호함이 섞인 복잡 미묘한... 그 이별에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얼굴이었다.
'그런 표정이면 내가 잡을 수 없잖아...'
이런상황임에도 그는 그녀를 울릴 수가 없었다. 항상 절대로 눈물을 흘리게 하지않겠다고 생각했던 그였다. 그래서 그는 웃으며 그녀를 보내줘야만 했다.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다. 이별로 인해 남겨진 자신의 마음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이 무거운 짐을 나눠줄 수가 없었다.
'잘가... 그동안 고마웠어'
그 인사를 끝으로 남자는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남자의 슬픈 미소로 그들의 길었던 시간들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다.
-홍대광, 웃으며 안녕 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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