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한 문단을 떠올리며
십대 이후로 하루키 책은 잘 읽지 않지만 나는 그의 책 중 한 문구를 여전히 기억한다.
"그는 살아 생전 비행기나 화재 사고로만 죽지 않고 싶다고 습관처럼 말했지만 그가 탑승한 비행기는 화재로 추락했다. 빈민촌 출신이던 그가 탑 아티스트가 된 과정은 아름답지만, 인생은 <그들은 그리고 영영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는 거리가 멀다. 일곱 번 넘어져 여덟 번 일어나도 다시 또 넘어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것은 없다는 말이 더 체감이 간다. 물건이나 명예는 물론이고 사람이나 때로는 시간조차도 그렇다. 그것을 안다면 감정에 휩쓸일 일은 적을 것이다.
사람에게 온전한 것은 그 시점에 충실한 자기 자신의 모습 이외에는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매순간이 전부라는 것이다. 한탕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는 쉽다. 바꿀 수 없는 주어진 것에 겸허하게 반응하는 나 자신만을 남겨두면 그만이다. 원래 삶은 어제 미웠던 사람이 좋고 어제 좋았던 사람이 미운 것이다. 처음부터 내 것은 없기에, 머무른 것이 있다면 그 머무른 것에 감사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되, 그 본질은 늘 기억해두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삶은 유한하지만 충실한 매순간이 주는 경험은 무한히 길다. 그렇기에 나는 아직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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