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역사의 쓸모(최태성)
직장 독서 모임에서 8월 도서로 정한 책이 <역사의 쓸모>다.
역사책은 단골로 선정되는데, 깊고 길고 강한 책은 부담이 되므로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가 선정된다.
사실 업무와 집안 일과 안팎의 각종 행사와 개인적인 주말 농사까지 겸하다보면 책 읽기가 녹록치 않을 때가 많다. 동료들도 그런 눈치다. 슬그머니 편법이 등장했는데 책을 추천한 사람이 설명해주고 나머지 회원들은 감탄하며 듣는다. 끄트머리에 우뢰와 같은 박수는 필수.
그래도 이번 책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일단 연설문식의 경어체로 아주 쉽게 서술되어 있고,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인물들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역사 교사답게 말도 재밌게 하고 TV 출연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우리 역사에 대한 애정이 절절해 보인다. 그는 고민이 있을 때면 역사속의 인물, 그 분이라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했을까 성찰한다고 했다.
여러 위인들이 책에 등장하는데 그 중 기억할 만한 인물은 역시 정약용이다. 폐족이 된 후 자식들에게 당부하길 '폐족끼리 무리를 짓지 말것, 과일과 채소를 키우고 뽕나무를 심어 가난에서 벗어날 것, 벼슬을 못하더라도 나라와 세상을 위해 살 것 그리고 폐족에서 벗어나 청족이 되려면 오직 독서 한가지 뿐'(75)이라고 했다고.
또 원나라 쿠빌라이와 협상을 벌인 고려 원종의 절묘한 협상을 들어서 '거래를 할 때, 업무를 정할 때, 연봉을 높일 때 우리는 수많은 협상을 한다. 심지어 연애를 할 때도 협상이 필요하다. 협상이란 상대방도 만족시키고 나도 만족하는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다. 내 것만 생각해서도 상대의 것만 생각해서도 안된다'(133)라고 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당장 2019년 우리에게도 원종의 지혜가 필요하다.
국가간의 문제에서 우리는 너무나 명분과 자존심에 많은 점수를 주곤 한다는 부분에 공감하게 된다. 지금도 그걸 주장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외에도 대동법을 정착시키려고 죽을 때까지 노력했던 김육, 있는 집안이면서 가산을 다 털어서 독립운동에 투신한 박상진과 이회영의 삶은 후세에게 길이 되어주는 '역사의 쓸모'다. 뜻도 모르고 외워 시험에 대비했던 역사적 지식은 그다지 쓸모가 없다.
역사 공부를 많이 한 분들에게는 흥미가 적을 수도 있다. 그런 분들보다는 역사를 고리타분해 하거나 권모술수가 지긋지긋하다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중고등 학생들에게 읽히면 의외로 재미있어할 책이다.
최태성 / 다산초당 / 2019 / 15,000원 /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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